엄마와 딸 ?

나는 어릴 때 외할머니집에서 자랐다

조금 특수하지만 외할아버지가 일본 야마구치에서 오래 사셔서 고조 할머니랑 증조할머니 그리고 외할머니, 여동생이랑 살았다

여동생은 지금도 고조할머니가 나만 예뻐하셨단다

이유를 모르겠는데 나도 할머니 세분이 나를 무척 귀여워하셨던 기억이 난다

문제는 학교를 가게 돼서 경주에 있는 부모님집으로 오면서 갑자기 오빠랑 부모님이 생겼다

아마 어린 마음에 잘 모르는 사람들인데 가족이라 받아들였지만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잘 몰랐던 것 같다

가게를 하셨던 엄마는 늘 바빠서 갑자기 생긴 오빠랑 내가 지금 생각해 보면 금방 적응이 안됐던 것 같다

엄마가 된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엄마가 되는 데 시간이 걸렸는데 우리 엄마도 갑자기 8살인 딸이 생긴 게 잘 적응이 안됐을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할머니들이 너무 잘 해주셔서 모든 걸 해 주셨기 때문에 갑자기 바쁘신 엄마가 다 해 줄 수 없어서 이것 저것 하라고 하면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하는지 몰랐던 것 같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엄마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됐던 것 같다

응석을 부릴 나이에 갑자기 생긴 엄마에게 응석부리는 법을 몰랐고 엄마도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딸이 재잘거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가끔 엄마에게 나도 그렇게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한다

응석을 내가 잘 부리지 못해서 딸도 내게 잘 부리지 못하는 건 아닌지 가끔 미안할 때가 있다 ?

to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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